Sook Shin

: 찰나에서 영원으로
Sep 16 - Oct 12 , 2025

≪찰나에서 영원으로≫ 전시 포스터
≪찰나에서 영원으로≫ 전시 포스터

   Art SpaceX는 2025년 9월 16일(화)부터 10월 12일(일)까지 신현숙 작가를 초청하여 <찰나에서 영원으로>를 선보입니다. 이번 전시는 민들레 홀씨라는 작은 존재 속에서 대우주의 질서를 발경하고, 생명과 우주의 순환을 성찰하는 작가의 시선을 조명합니다.

    

   신현숙 작가는 민들레 홀씨를 단순한 자연의 일부가 아닌 “죽음, 부활, 빛, 영원”의 상징으로 바라봅니다. 캔버스 위에 화선지 반죽, 먹, 아크릴을 중첩해 구현한 화면은 생명의 카오스를 담아내며 흩날리는 홀씨의 형상은 순간의 소멸과 영원의 탄생을 동시에 암시합니다. 한편 구조적으로 원과 사각형의 배치를 통한 만다라적 집중과 퍼져나가는 선과 중첩된 공간을 통한 우주와 생명의 끝없는 확산을  동시에 드러냅니다.


   <찰나에서 영원으로>는 미시와 거시가 서로 호응하는 세계, 자아와 자연이 분리되지 않고 순환하는 동양적 사유를 환기합니다. 홀씨가 바람을 타고 흩어지듯, 인간 존재 또한 우주적 질서 속에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며 또다른 영원으로 나아갑니다. 생명과 우주가 하나로 이어지는 순환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Art SpaceX is currently presenting “Fleeting to Eternal”, a solo exhibition by Sook Shin. It takes place from Tuesday, September 16 to Sunday, October 12, 2025. This exhibition highlights the artist’s vision, which observes the vast order within the tiny existence of dandelion seeds and reflects on the cycles of life and the universe.


Sook regards dandelion seeds not only as elements of nature, but as symbols of death, revival, light, and eternity. Her canvases, created by layering mulberry paper paste, ink, and acrylic, capture the chaos of life, while the scattered forms of the seeds suggest the momentary dissolution and the birth of eternity. The structural arrangement of circles and squares evokes a mandala-like concentration, whereas radiating lines and overlapping spaces reveal the endless expansion of the universe and life.


“Fleeting to Eternal” evokes a world where the microcosm and macrocosm resonate with one another, reflecting an Eastern philosophy in which self and nature are inseparable and cyclical. Just as seeds drift on the wind, human existence unfolds within the cosmic order, continuously moving through cycles of creation and destruction toward another form of eternity. We invite you to experience this world of interconnected life and universal cycles.



신현숙 작가 노트



어린 시절13살 무렵까지 신철원(강원도)에서 자라난 나는, 산과 들에서 놀다가 종종 길을 잃고 헤매곤 했다. 헤메는 내게 홀연히 나타난 우물은 갈증을 축여주었고, 그 청량함에 숨을 돌리며 우물가에 앉아, 나뭇잎과 풀잎에 스치는 사각거리는 바람, 곤충들의 노래와 날개 짓 소리를 들으며, 깊은 우물 안에 투영된 풍경에 빠져들어 시간을 잊었다.


해가 지면서 어스름하게 드러나는 산자락의 실루엣은, 비스듬히 누워있는 사람의 몸이나 얼굴처럼 보였고, 산자락 위에 쏟아져 흩날리는 별들은 나를 꿈꾸게 했다. 그 산속 여기 저기 존재하는 무덤들 안에 내 조상들 묘가 있었고, 찬란한 가을에 그 묘 앞에서 가족들은 매 해 추석 제사를 지냈다. 내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땅에 묻혀 흙으로 돌아가는 그 무덤 가에서 해마다 바람에 흩날리며 서성이는 민들레 꽃과 홀씨는, 선 순환하는 그들의 숨결과 흰 머리카락처럼 느껴졌다.


  이런 감각과 경험은 내 작업의 바탕이 되었다. 우리와 자연과의 관계와, 그 관계를 연결하는 심미적 매개를 조형적으로 구성해서 표현하려고 노력해 왔다. 한편으로는 자연의 느낌과 결을 섬세하게 드러내는 화선지와 먹을 미디움으로 사용하면서, 느껴지지만 직접 볼 수 없는 것들을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보여주는 여백을 통해 표현하였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사진이나 영상과 같은 기술적 매체를 사용하면서 객관적으로 보이는 것들을, 주관적인 나만의 느낌과 감각으로 다르게 드러내었다. 사용하는 매체의 물성을 간직하는 동시에 그 촉각적 질감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방법을 추구해왔다. 


민들레는 현 내 작업의 소재이면서 주제다. 작업의 영매다.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는 “한 알의 모래에서 우주를 보듯이, 한 송이 작은 들꽃에서 나는 우주를 본다”고 노래했다.  한 송이 민들레에서 나는 코스모스(COSMOS)를 본다. 그 세계를 조형적으로 다양하게 재현한다.  1998년 무렵부터 시작한  ‘얼굴-풍경’시리즈의 얼굴에 패인 주름 안에서 자라난 작은 민들레홀씨는,  2020년 무렵부터 민들레홀씨 그 자체가 세계가 되어 또 다른 미지의 세계 COSMOS로 자신을 날라다 줄 바람을 숨 죽여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