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Mary


: Copy and Paste
Mar 31 - Apr 19 , 2026

Art Space X는 2026년 3월 31일(화)부터 4월 19일(일)까지 김매리 작가의 개인전 《Copy and Paste》를 선보입니다. 이번 전시는 반복되는 모듈의 결합과 변형을 통해 형상이 생성되고 확장되는 과정을 탐구하며, 규칙과 우연 사이에서 끊임없이 변주되는 구조의 가능성을 살펴봅니다.


김매리의 작업은 일정한 각도와 길이로 잘라낸 막대 형태의 모듈을 이어 붙여 만들어지는 기하학적 구조에서 출발합니다. 작가는 이러한 기본 단위를 결합하고 확장하는 과정을 통해 부조와 조각의 경계를 넘나드는 입체적 추상 공간을 구축합니다.구조는 일정한 규칙을 따르는 듯 보이지만, 작업 과정에서 개입하는 작가의 감각과 우연성에 의해 새로운 배열과 균형이 생성됩니다. 이러한 모듈은 작가가 ‘오드라덱(Odradek)’이라 부르는 존재에서 비롯된 것으로, 명확히 규정되기 어려운 형태이면서도 반복적으로 나타나며 구조를 이루는 출발점이 됩니다.


본 전시는 이러한 모듈을 복제하고 이동시키며 하나의 구조가 공간 속에서 배치되고 생성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벽면을 따라 확장되기도 하고, 서로 다른 간격과 방향으로 흩어지며 공간과 어울어집니다. 마치 ‘복사와 붙여넣기(copy and paste)’가 이루어지는 과정처럼, 동일한 요소들이 반복되지만 그 배열은 매번 달라지고, 다시 조합되며 새로운 장면들로 탄생합니다.


Art Space X presents Copy and Paste, a solo exhibition by Kim Mary, from March 31 to April 19, 2026. This exhibition explores the process by which forms are generated and expanded through the combination and transformation of repeated modules, examining the structural possibilities that continuously shift between rule and chance.


Kim Mary’s work originates from geometric structures constructed by assembling rod-like modules cut to consistent angles and lengths. Through the process of combining and expanding these basic units, the artist builds abstract spatial compositions that traverse the boundary between relief and sculpture. While the structures appear to follow a certain order, new arrangements and balances emerge through the artist’s intervention and the element of chance. These modules derive from what the artist refers to as “Odradek”—a form that resists clear definition yet repeatedly appears as the starting point of the structure.


This exhibition presents the process in which these modules are replicated and repositioned, forming structures that unfold within space. Extending along walls or dispersing in varying intervals and directions, the works interact with the surrounding environment. Much like the act of “copy and paste,” identical elements are repeated, yet each arrangement differs, recombining to generate new visual scenes.


Symmetrical Unit_BW_revisit01, 20 x 20 x 20 cm, Acrylic on wood, 2022
Symmetrical Unit_BW_revisit01, 20 x 20 x 20 cm, Acrylic on wood, 2022

김매리 작가노트


아트 스페이스 엑스 갤러리에 들어서면 먼저 건물 외부와 내부 여기저기를 매끈한 곡선으로 마감한 코너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창문틀과 계단 모서리, 벽면 코너 이곳저곳을 곡선으로 마무리했고 그 곡선이라는 특이성으로 전체 건물이 하나의 통일성을 지닌다. 물론 공간 내부의 여러 가지 '곡선으로 처리되지않은 '사각 공간도 많다. 특히 갤러리 지하 공간은 340cm 정도의 천장 높이를 지닌 넓은 공간으로, 이곳에는 상층 여기저기에 시도된 곡선보다는 일단 공간 한가운데를 지탱해야 하는, 다소 묵직한 기둥이 '주'가 된다.


나의 첫 번째 반응은, 이러한 공간 - 통일적이지만 또 분리되어 있고, 의도 되로 연출된 디테일과 더불어 타협이 불가능한 기능적 부분들이 공존하는 - 을 어떻게 잘 활용하는 것이냐에 있었다. 매끈한 벽면에 작업을 제대로 거는 것만큼이나 공간의 특성에 반응해서 그 나름의 구성과 연출을 시도해 보는 것이 나에게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여기서 나의 모듈이 공간 여기저기에 자유롭게 덧붙여지고, 벽면에 부딪히고, 거리감을 적당히 두고, 은근히 반응하면서 시비를 걸기도 하며, 벽면을 타고 넘고, 부유하면서 균형을 잃지 않는, 그러한 모듈의 날아다님을 상상해 보았다. 하나의 모듈은 일단 전시장 지하 공간의 가장 큰 벽면, 340 x 620cm의 분할선과 대각선에서 파생된 비례적 평행사변형으로 '제도' 되었고, 이것이 벽면을 파노라마처럼 타고 뭉쳐있기도하고 흩어지기도 하면서 만들어지는 전개도 내지 '모듈 적' 풍경화 비스무리 그러한 상태를 상상해 보았다.


이 모듈을 텅 빈 밭의 모내기처럼 띄엄띄엄 심고, 그것을 기준점으로 삼아 이전에 이미 서울에 도착해 있던 지난 작업을 다시 조연 역할로 소환하고자 한다. 완성된 같은 작업일지라도 매번 다른 공간, 다른 맥락에서 또 다른 레퍼토리로 전개되어 새로이 읽히기를 희망하는, 약간 수동적이면서 삐딱한 관객 같은 나의 자세도 사실 이번 전시의 한 부분이다. 모듈을 이용한 작업의 진행과 진화, 혹은 퇴화, 순행과 역 순행, 혹은 순환.... 그러한 프로세스 자체가 어찌 보면 내 작업의 주요 테마이기 때문에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이전의 작업이 모듈 스티커 옆에, 위에, 혹은 그 자리를 대체하면서 나오는 어떤 간신한 균형과 엇박자들을 상상해 보았다.


이번 전시의 가장 큰 관건은 앞뒤로 많은 전시들이 차질 없이 계획되어야 하는 특성상 설치 기간이 단 반나절로 압축되어 있다는 점이다. 많은 레퍼토리를 미리 상상해 보고 그려 보고 있지만, 결국 전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은 이 시간 동안의 긴장 속에서 불쑥 출현되어야 하는, 미지의 그 무엇이다. 심히 걱정되기도 하고 동시에 은근히 스릴 넘치는 묘한 불안감이 교차하는, 안절부절의 시간을 앞두고 있다.


2026년 2월 뮌헨에서 김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