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Space X는 2025년 2월 25일(화) 부터 3월 16일(일) 까지 작가 최혜연을 초청하여 기획전을 선보입니다. <우연의 숲>은 가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개인과 사회의 무의식과 보이지 않는 감정들에 대한 전시입니다.
최혜연에게 숲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변화 속에서 모호한 감정과 대상을 포용하는 공간입니다. 숲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작가는 먼저 장지 위에 먹물을 뿌려서 스며드는 우연적인 얼룩을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그 위에 숲의 모습을 획들로 단순화시켜 쌓아 올립니다. 두 개의 얼룩과 패턴의 레이어가 중첩되며 무질서 속에서 떠오른 형상들과 우연적인 흔적들이 서로 연결되며 새로운 서사를 만들어냅니다.
이번 <우연의 숲>은 변화 속에서 자기 모습을 찾아가는 인간의 존재 방식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작가의 숲은 끊임없는 변화 속에서 순간의 형상들이 선택되며 완성됩니다. 이는 인간의 실체 또한 끊임없는 실패와 변화하는 순간 속에서 내리는 선택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Art Space X is hosting a special exhibition of Choi Hye-yeon, on view from Tuesday, February 25, to Sunday, March 16, 2025. <A Forest of Coincidence> explores the unseen—individual and collective unconsciousness, as well as emotions that remain invisible yet persist beneath the surface.
For Choi Hye-yeon, the forest is not merely a landscape but a space that embraces ambiguous emotions and undefined entities within a state of constant change. To express this idea, she first splashes ink onto paper, allowing it to soak and form unpredictable stains. Over these marks, she builds up simplified strokes that depict the forest. As these layers of stains and patterns accumulate, spontaneous forms and accidental traces emerge from the seeming disorder, intertwining to create new narratives.
<A Forest of Coincidence> questions the nature of human existence as a process of self-discovery within perpetual change. In her forest, fleeting forms take shape through moments of selection, ultimately composing the final image. This reflects the notion that human identity itself is shaped by an endless cycle of failures, transformations, and choices made in each passing moment.
최혜연 Hyeyeon Choi
최혜연(b.1990-)은 우연의 숲을 산책한다. 원초적인 숲이고, 원형적인 숲이라고 해도 좋다. 무의식적인 숲이고, 기억으로 소환된 숲, 기억 저편의 숲이라고 해도 좋다. 칼 융은 개인의 기억을 넘어서는 아득한 기억을 집단 무의식이라고 했고, 그 집단 무의식이 반복해서 나타나는 상징 그러므로 반복 상징을 원형이라고 했고, 원형적 이미지라고 불렀다.
개념으로 규정되기 이전의 자연 자체, 존재 자체, 생 자체가 오롯해지는 날 것들의 이미지, 날 것 그대로의 이미지라고 해야 할까. 동물과 식물이 경계를 허물고, 의식과 무의식이 몸을 섞는, 규정된 것들이 개념으로부터 풀려 나와 재설정 되는 원형적인 극장이라고 해야 할까. 때로 악몽이 설핏 비집고 들어오기도 하는, 꿈의 극장이라고 해야 할까. 그렇게 작가는 우연한 숲을 빌려 사실은 우연한 자기를 산책하고 있었다. 산책을 빌려 존재의 원형적인 이미지를 채집하고 있었다.
고충환 평론가
최혜연 작가 노트
작업실 근처에 위치한 서달산을 산책하며 많은 모티브를 얻었습니다.
계절을 버텨내는 식물들의 치열함, 평화로워 보이는 새들의 폭력성을 목격하면서 우리 사회의 축소판 같다는 생각을 했고 사회적인 사건들도 담게 되었습니다.
숲이라는 공간은 어떠한 것을 꺼내놓아도 흡수하고 연결시킬 수 있는 공간이라 느껴졌고, 가까이에 있지만 어쩌면 내가 모르는 더 다양한 사건들이 일어났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이러한 숲의 속성이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우연의 숲은 어떤 것도 고정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며 서로 연결되는 공간으로,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본능적이고 비이성적인 감정들을 수용합니다. 명확한 해석이나 정해진 의미를 정하지 않음으로써 다양한 가능성과 상상을 열어두는 공간입니다. 작업을 하며 즉흥적으로 무의식 속 기억과 감정들의 형상이 드러나게 됩니다. 저의 작업에서 저의 직, 간접적인 상처와 트라우마는 혼란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창작의 중요한 원동력으로 저와 사회의 내면적인 이야기들을 연결시키고자 합니다.